찌맞춤의 원리
찌맞춤을 모르시는 분들은 별로 없을 줄 압니다. 하지만 찌맞춤의 의미와 작용원리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도 별로 없으신 것 같습니다. 찌맞춤이란 형식적으로는 찌의 부력에 추의 무게를 일치시키는 작업이지만 그 의미를 살펴보면 찌맞춤이란 찌가 찌맞춤을 해둔 대상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이게 만든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찌맞춤에는 추찌맞춤과 떡밥찌맞춤이 있는데 추찌맞춤은 추의 움직임에 따라 찌가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고 떡밥찌맞춤은 떡밥의 움직임에 따라 찌가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찌가 추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든 떡밥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든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찌의 움직임이란 어떤 대상의 움직임을 나타내는가에 따라 그 움직이는 모양과 예민성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추찌맞춤은 일명 '장님낚시'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추찌맞춤은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날뛰어도 추가 바닥에서 들리지 않는 한 찌가 움직이지 않고 또 추가 바닥에서 들린다 해도 찌가 움직이지 않는 범위가 매우 커 마치 장님이 낚시를 하는 것처럼 물고기가 미끼를 다 따먹어도 낚시꾼이 이를 눈치채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추찌맞춤을 하면 추가 왜 잘 움직이지 않는지, 또 추가 바닥에서 들어올려져도 찌가 왜 움직이지 않게 되는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추 찌맞춤을 하면 일반적으로 추를 바닥에 닿게 하여 찌,추,미끼가 'ㄴ'형태로 됩니다. 이렇게 되면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목줄의 길이(추에서 미끼까지의 거리)만큼 상승해도 추는 바닥에서 들어올려지지 않고 바닥에 닿은 채 물고기 가까이로 끌려가게 됩니다. 찌 또한 추처럼 수면과 평행하게 조금 이동할 뿐 솟아오르지 않게 됩니다. (이경우 찌가 낚시꾼과 매우 가까이 있지 않는 한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물고기가 미끼를 목줄의 길이만큼 들어올려도 추가 들리지 않는 것은 목줄이 딱딱한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소재로 되어 있기 때문이고 또 추는 항상 찌의 부력과 힘의 평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이동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상승하지 않고 바닥으로 수평이동할 때 찌가 어떻게 움직이게 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바닥과 수평이동하면 찌,추,미끼가 'ㄴ'형태로 있다가 물고기가 가속이동함에 따라 점차 찌,추,미끼가 일직선으로 펴지게 되어 완충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찌의 표면적에 비해 추의 표면적이 상대적으로 매우 작아 물 속에서 찌보다 추가 훨씬 빠른 속도로 물고기가 당기는 방향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수심이 2m이고 목줄의 길이가 7cm인 경우라면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50cm이상 가속이동해야만 찌,추,미끼가 일직선이 되고 이때부터 비로소 찌도 물고기가 당기는 방향으로 끌려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움직여도 찌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범위를 그림자지대(혹은 부동영역)이라 부릅니다. 보통 추찌맞춤을 하면 높이 7cm정도 지름이 50cm - 100cm정도의 커다란 그림자지대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림자지대에서도 찌가 움직이는 한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그것은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큰 가속도운동을 하게 되면 찌를 아래로 당기는 힘이 커져 찌가 까딱거리게 되는 경우입니다.(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등속도운동을 할 경우에는 찌를 아래로 당기는 힘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찌는 수평방향으로만 움직입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찌는 추와 낚싯줄로 연결되 있고 추는 바닥에 닿아 있습니다. 그런데 찌가 물 속으로 내려가려면 추가 먼저 땅 속으로 내려가야 찌가 물 속으로 내려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추가 땅속으로 내려갈 수는 없겠지요. 흔히 찌가 수면 아래로 까딱거리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미끼가 물고기의 입 속을 들락거리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찌가 아래로 까딱거리는 것은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순간적으로 가속도운동을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보통 잔챙이가 미끼의 일부를 물고 좌우로 흔들 때 이런 현상이 가장 흔하게 일어납니다.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가속도운동을 할 때 어떻게 찌를 아래로 당기는 힘이 발생하게 되는지는 보시는 이에 따라서는 다소 복잡할 수 있으므로 차후 '낚시이론의 증명'에서 상세하게 다루겠습니다.
다음은 추찌맞춤을 하고서도 추를 바닥에 두지 않고 찌,추,미끼를 일직선으로 하여 미끼만 바닥에 닿도록 하는 경우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추찌맞춤을 하고서도 찌,추,미끼를 일직선으로 있게 하면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목줄 길이의 두 배까지 상승해도 찌는 전혀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그때까지 찌의 부력과 추의 무게가 여전히 평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찌,추,미끼를 일직선으로 하면 더 예민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예민한 찌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 찌,추,미끼를 일직선으로 만들고 싶으신 분은 반드시 떡밥찌맞춤을 한 다음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뒷장의 떡밥찌맞춤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찌,추,미끼를 일직선으로 하면 'ㄴ'형태로 했을 때보다 찌,추,미끼가 일직선으로 펴지는 거리가 필요없으므로 물고기가 수평이동할 때 찌가 즉시 움직이게 되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움직임은 찌가 수평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찌와 거리가 가깝지 않으면 잘 알 수 없고 월척이 물고 흔들어도 마치 피래미가 미끼를 갉아먹을 때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게 됩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추찌맞춤을 하고서도 추를 바닥에 닿지 않고 일직선 형태로 만들면 'ㄴ'형태일 때보다 그림자지대가 두 배로 커져 제대로 된 찌올림을 전혀 볼수가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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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맞춤을 모르시는 분들은 별로 없을 줄 압니다. 하지만 찌맞춤의 의미와 작용원리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도 별로 없으신 것 같습니다. 찌맞춤이란 형식적으로는 찌의 부력에 추의 무게를 일치시키는 작업이지만 그 의미를 살펴보면 찌맞춤이란 찌가 찌맞춤을 해둔 대상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이게 만든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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