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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의 권익과 대응 <정원철-신라대학교사회복지학과 교수>
정 원 철 신라대학교사회복지학과 교수 부산시사회복지사협회 권익증진위원회 위원 변화대행자(change agent)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가장 잘 표방하는 용어 중의 하나이다. 사회복지사에게는 클라이언트의 조건을 향상시키고 클라이언트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 요청된다. 변화를 원조하는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소유의 대상에는 지식체계, 사회적 권위, 자본, 또는 법적지위 등이 포함된다. 가진 자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사회복지의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회복지사의 위상이나 처우는 늘 제 자리 걸음처럼 보인다. 수요를 상회하여 과잉 공급되는 사회복지사들, 인접직종들의 영역침범, 유사직종의 신설, 그리고 사회복지사들의 조직적인 액션의 미흡과 각종 사안에 대처하는 방식이 엉성한 게 우리 사회복지계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사회복지사들의 고용상태에 대해 고민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회복지사들의 신규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과 더불어 기 고용된 사회복지사들의 신분 역시 위협을 받게 되는 처지를 걱정하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냉철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한국의 사회복지사들은 국가와 함께 또는 국가를 대변해서 대표적인 3D업종에 사명감과 희생정신으로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해 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합당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의문이다. 곧 제도화될 노인장기요양법은 이러한 문제를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다 알다시피 지난 4월 노인장기요양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 후속 조치로 금년 7월에 노인복지법 제39조 2항(요양보호사의 직무․ 자격증의 교부 등)을 개정하였고, 현재 노인복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입법예고안이 게시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주요 인력을 뜬금없이 ‘요양보호사’로 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요양보호사가 개인도 운영이 가능한 민간양성기관을 통해 120~240시간의 교육만으로 양성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의 ‘홈헬퍼’를 모델로 하고 있는데, 일본 홈헬퍼의 경우 비정규직의 신분에 따른 고용불안과 저임금, 낮은 사회적 평가에 따른 불만이 지적됨에 따라 개선되어야 한다는 압력을 심하게 받고 있는 직종이다. 사회복지학과와 같은 고등교육기관의 교육제도를 도외시한 채 민간양성기관을 중심으로 요양서비스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요양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부분의 대학에 사회복지학과가 개설되어 있어 ‘사회복지사의 국가’라는 비아냥거림이 현실인 점을 무시하고 새로운 자격인 요양보호사를 신설하고 이를 가정주부들의 저임금 일자리꺼리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근시안적인 행정은 매년 수 만 명씩 배출되는 사회복지사들의 일자리를 축소시켜 청년실업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인요양시설의 직원은 모두 요양보호사의 자격을 취득하도록 할 계획에 있다. 이는 노인요양시설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복안은 정규교육기관에서 4년 동안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 문제는 2010년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장애인이 포함될 경우 장애인분야에도 이러한 문제가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요양보호제도가 어떠한 모양새를 가질 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마무리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사회복지영역에서의 불합리한 제도가 부른 시행착오들이나 그 폐해를 고려해 볼 때 본 사안이 합리적으로 처리되도록 하는데 사회복지계의 역량이 제대로 모아져야 할 것이다. 대응방안을 모색함에 있어서 다음의 몇 가지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 클라이언트에 대한 온정주의가 매사에 일반화되어서는 곤란하다. 사회복지사들의 헌신과 봉사하는 자세가 문제될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태도는 선택적이어야 한다. 부당한 법 제정이나 비합리적인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회복지사는 기꺼이 공격적이어야 하며, 사회행동으로써 이에 적극 맞서야 한다. 둘째, 액션에 따른 구심체가 필요하다. 사회복지분야에는 그 영역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와 비사회복지사가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말단의 사회복지사에서부터 시설장 신분의 사회복지사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은 사회복지분야가 사안에 따른 통일된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사회복지의 발전과 사회복지사의 발전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복지사협회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역동적인 액션을 강구해야 한다. 주장은 논리적이어야 하며, 대안은 합리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말보다는 실천이 필요하다. 사안이 발생하면 task force team을 구성하고 담당 관료나 입법자, 언론을 만나야한다. 필요하다면 그 이상의 일도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을 행할 강력한 구심체가 필요하다. 이 땅에 사회복지사가 생겨난 지 어언 수 십 년이 흘렀다. 사회복지사인 우리가 할 때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며, 사회복지사인 우리에게 맡겨질 때 클라이언트의 권익과 삶의 질이 담보될 수 있다는 논리와 확신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의 발전은 사회복지사의 발전을 토대로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모쪼록 본 세미나가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눈과 귀를 열고 서로의 마음을 모으는 귀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 2007년 10월 19일 / 2007 추계세미나 여는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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